“왜 굳이 다이소에서 화장품을 사세요?”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다이소 화장품이 부담 없이 쓸 수 있어서 좋다.”
SNS 품절템, 왜 다이소에선 못 살까?

다이소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뷰티 제품들이 있다. 몇십 개 브랜드에, 그 안에는 다시 타입별로 세분화된 수십 종의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SNS나 뉴스에서 ‘대란템’으로 떠오른 제품은 언제나 품절이다. 설령 가까운 다이소 매장에 가더라도 그 제품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혹시 더 큰 매장에 가면 다를까? 큰 매장을 찾아가 본 적도 여러 번 있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제품 종류가 조금 더 다양할 뿐이지,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제품은 없었다. 한 번은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들어오자마자 나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바로 다이소 온라인몰이다.
다이소몰은 생각보다 훨씬 구성이 잘 되어 있고, 간혹 매장에서 볼 수 없던 뷰티 제품들이 입고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한꺼번에 주문하면 무배(무료배송) 혜택이 있어 시간과 체력을 아낄 수 있다. 물론 온라인몰조차 ‘핫템’은 품절이지만, 조금 기다리면 재입고 되는 경우도 있어 그나마 희망이 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지금까지 다이소 매장에서 내가 찾던 뷰티 제품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그래도 몇몇 매장은 특이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리들샷’ 제품은 진열대에는 없지만, 계산대에서 요청하면 구매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정확하진 않지만, 4개까지는 문제없이 구매해 본 적 있다. 혹시라도 정량 제한이 있다면 그 이상은 알 수 없지만, 이런 예외 케이스는 나처럼 단골 사용자에게는 꿀팁이 된다.
많이, 자주 바르는 나만의 뷰티 루틴

그렇다면, 왜 굳이 다이소 화장품을 쓰는가?
나는 화장품을 꽤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처음엔 듬뿍 바르고, 흡수될 때까지 기다린다. 그리고 피부가 받아들였다는 느낌이 들면, 그 위에 다시 여러 번 레이어링해 덧바른다. 얇게 한 겹만 바르고 끝내는 방식보다는, 내 피부가 충분히 ‘먹었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반복해서 바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고가의 화장품을 아주 소량 바르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나에게는 ‘얼마나 자주, 부담 없이 쓸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사실 화장품 성분을 블로그로 다뤄본 적도 있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열광하는 성분들—PDRN, 글루타치온, 나이아신아마이드 등—이 그 자체로 피부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주는 경우는 드물다. 그 이유는, 성분 하나만으로 피부 전체의 구조나 기능이 극적으로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고, 피부 장벽을 통과해 작용하는 양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결국 전반적인 생활 습관과 꾸준한 사용이 병행되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피부에 ‘좋을 것 같다’는 믿음, 저렴한 가격, 마음 편한 사용감, 이것이 내가 다이소 화장품을 계속 구매하는 이유다.
기대가 낮으니 실망도 없다

물론, 나는 이런 성분들이 들어간 고가 브랜드 제품도 써봤다. 그러나 기대만큼 감동을 준 적은 없다. 차라리 이름이라도 그런 성분을 달고 있는 다이소 제품을 사서 자기 위안이라도 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고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다이소는 ‘큰 기대 없이 쓰는 제품’이라는 인식 자체가 실망도 줄여준다.
기대를 낮추면 얻는 만족도는 의외로 크다. 예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쓸수록 손이 가는 그런 제품.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마음껏 펌핑하고 바르고 닦아낼 수 있는 가성비 화장품이 나에겐 꼭 필요하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이소 화장품에 만족하는 건 아닐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품질이나 브랜드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나처럼 실용성과 반복 사용을 중시하고, 성분보다는 용도에 집중하는 소비자에게 다이소는 꽤 괜찮은 뷰티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다이소에서 화장품을 살 땐 진열대에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산대도 한번쯤 눈여겨보자. 그리고 원하는 제품이 품절이라면 다이소몰을 활용해보자. 조금 기다리면 그 제품이 다시 입고될지도 모른다.
요컨대, 나는 다이소에서 화장품을 산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나한테 잘 맞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