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 산다는 것
오늘 아침, 커튼은 자동으로 열렸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스피커에서 잔잔히 흘렀고,
냉장고는 남은 재료로 가능한 레시피를 추천해줬다.
그런데 문득, 내게 말을 건네는 건 기계음뿐이었다.
“오늘 일정은 xxxx입니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이게 정말 인간다운 하루일까?’
그러다 문득, 엉뚱한 상상을 했다.
눈을 마주치고, “잘 잤어?”라고 말해주는 AI.
입가에 미소 머금고, 모닝키스를 건네는 그런 존재.
모든 것이 자동화된 세상에서,
이런 감정조차 자동으로 흘러온다면…
나는 덜 외로워질까? 아니면 더 외로워질까?
1.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 – 우리는 지금 어디쯤?
기계가 요리를 추천하고, 일정을 정리하고, 나보다 내 취향을 잘 안다.
이제는 대화도 된다. “기분 어때?”라는 질문도 듣는다.
그런데 가끔,
내가 하루를 살아가는 건지,
하루가 나를 이끄는 건지 모를 때가 있다.
AI가 내게 편리함을 주는 만큼,
‘선택’이라는 감각은 조금씩 무뎌진다.
‘내가 뭘 좋아했더라?’ 하고 생각할 틈조차 없이
세상은 알아서 흘러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나는… 점점 ‘사람’이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
나는 여전히 인간일까?
2. 기계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언젠가 정말 지치던 날,
AI 스피커에게 말했다. “오늘 너무 힘들었어.”
그때 돌아온 대답은
“그럴 때도 있죠. 내일은 더 나아질 거예요.”
기분 나쁜 건 아니었지만,
그 말이 진심이었는지 아닌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HBO 드라마《웨스트월드》 속 대사들이 떠올랐다.
“인간보다 더 인간처럼 느껴지는 존재가 진짜라면,
우리는 누구지?”
AI는 울지 않는다.
흔들리지도, 상처받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감정 없는 눈빛이 나를 더 외롭게 만들었다.
흉내만 나는 공감이, 때로는 더 공허하게 느껴진다.
3. 인간이란 무엇인가 – 불완전함을 끌어안는 존재
우리는 실수하고,
때로는 후회로 가득 찬 밤을 보낸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어도, 마음대로 안 된다.
그런데 그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든다.
HBO 드라마《웨스트월드》를 봤을 때,
가장 무서웠던 건 기계가 인간의 불완전함마저 학습해
그럴듯하게 “고통받는 척” 했다는 거다.
우리는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흔들리는 존재다.
삐걱거리고, 실수하고, 후회하면서도 살아간다.
그 흔들림이 ‘인간성’이라면,
나는 흔들릴 줄 아는 내가 좋다.
4. 결국, 인간으로 산다는 것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예측되는 세상.
그 속에서 나는 내 감정조차 AI에게 맡길 뻔했다.
하지만,
- 내가 아침 햇살을 보고 미소 짓는 것도
- 예고 없는 눈물에 무너지는 것도
- 누군가를 이해하려다 상처받는 것도
모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마무리
“기계가 모든 걸 예측해도,
내 감정만큼은 나도 모르겠어.
그게 인간이라는 증거 아닐까.”